銀山 鄭光男 에세이
아 내 2 / 정 광 남
고향 길
2018. 3. 16. 16:41
아 내 -2-
정 광 남
한 알의 밑알이 내게 날아와 척박한 땅에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려 꽃을 피웠다 그 꽃을 피우기 위해 수많은 세월 속에 풍상에 산을 넘어 쌓아온 거룩한 그 탑 그 탑을 쌓기 위해 부딪치고 찢어지고 지처 버린 육신 한 알의 밑알을 날려 보낸다 후회도 미련도 없는 담담한 저 모습 살아온 이야기 가슴에 담고 내일의 둥지를 향하여 오늘도 걷는다. 살아온 뒤안길에 발자취는 고고한 학(鶴)의 마음 어이한들 끝이 닿을 가 이제 사 무거운 짐 내가 지고 거북이 등을 어루만져 영겁(永劫)의 실타래를 풀어 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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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7월 여름 어느 날, 미안하고 또 미안한 남편 -
註 : 밑 : 사물의 바탕이나 근본 척박한 땅 : 모래와 자갈이 섞인 메마른 땅 풍상 : 세상의 고통이나 고난을 비유해서 이루는 말 거룩하다 : 성스럽고 위대하다 위대하고 훌륭하다 담담하다 : 마음에 욕심이나 거리낌 없이 초연하다 고고하다 : 홀로 세속에 초연하여 고상 함 뒤안길 : 어둡고 서글픈 생활이나 처지를 비유한 말 영겁 : 한없이 오랜 세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