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실

곰삭은 그리움 /박진희

고향 길 2019. 2. 16. 06:49


곰삭은 그리움
박진희

시계의 시침은 정오를 향해 가고 있을뿐인데


밖은 비가 오려는지 어두 컴컴하다.

어린 날 해는 넘어가고

친구들은 하니씩 집으로 불려 가는데

부르러 오는 이 없이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

터벅 터벅

다가오던 그 컴컴함과 흡사하다.

가슴 한편 웅크리고 있던 헛헛함이 고개를 든다.

이런 날엔 감자전을 부쳐 설탕에 푹 찍어 먹고 싶어진다.

~~~중략~~~

곰삭은 그리움,.그가 '어머니가 보고 싶다'가 아니라

'조미료를 많이넣찌개'가 먹고 싶다고

이유를 알 것 같다.그리움이란 인이 박인다는 표현처럼

누군가 와의 모든 기억들아 삭을 대로 삭아

몸에 깊숙이 배어 있다가 불쑥불쑥 드러나는 것이지 싶다.

머리에 앞서 감각이 기억하는 그 무엇이지 싶다.

시간이 흐르면 머릿속 기억은 희미해지기 마련이지만,

온몸에 배어 있는 기억은

오하려 곰삭고 삭아,그 깊은 그리움을 되새김

질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