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실

징검다리 물 먹고 물 뺕은 소리 / 천강래

고향 길 2020. 5. 25. 10:11

안개낀 새벽 강은 태아의 꿈틀거림          

밤을 깨워 재잘거린

징검다리 물 먹는 소리

노을에 자장가 부르시던 어머니의 순음이다.

 

찰랑이는 물의 색은 산 빛을 빚어내고

슬며시 수면 위로

찾는 발길 놓칠세라

그 먼 길 휘감고 돌아와 조갈증을 사른다.

 

세상속 너덜 넘어 하늘색 품어 안고

맨발로 뛰고 달린

징검다리 물 뱉는 소리

한 평생 쟁명하게 살라는 아버지의 유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