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을 보수세력의 ‘온전한 승리’로 보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자체 생산한 후보가 아닌 외부 인사, 그것도 문재인 인맥을 데려와 1% 미만으로 힘겹게 거둔 승리니까요. 윤석열이란 상품이었기 망정이지, 다른 후보였다면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과연 승리할 수 있었을까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패배를 인정함에 따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당선을 확정지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차기 대권주자로 일찌감치 내다본 매체는 《월간조선》이 유일하다. 그 신호탄은 본지 2019년 12월호가 보도한 ‘윤석열의 모든 것’이란 기사였다. 원고지 80매에 달하는 이 기사는 윤 당선인 생애와 그의 주변 인물 취재를 담은 것이다.
윤석열 후보 당선이 확실시 될 즈음, 이 기사를 다시 읽어보니 음미할 대목이 여럿 있었다. 그중 하나가 법조계 인사 A씨의 평이었다. 기사 중 일부다.
〈 A씨는 “윤 총장은 공·사석을 통틀어 단 한 번도 ‘정치를 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보인 적이 없다”고 했다. 다만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남자는 공직(公職)을 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기억했다. A씨는 “검사도 공직이긴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다양한 의미로 해석된다”며 “사실 ‘윤석열 대망론’은 이미 반 년 전부터 서초동 바닥에 돌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정권 핵심 인사 중 현재까지 ‘별다른 흠이 없는 사람은 윤석열뿐’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하고 있었음)
기억을 더듬어보면 A씨는 ‘대통령 윤석열’을 예측한 몇 안 되는 이였다. 윤 후보 당선 확정 후, A씨에게 전화를 걸어 “3년 전 예측이 적중했다”고 하자 그는 “역사의 흐름과 윤석열의 행보(行步)가 서로 맞아 떨어졌을 뿐”이라며 겸손한 입장을 보였다. A씨는 “윤석열 당선은 보수세력의 승리라기보다는 윤석열 개인이 힘겹게 거둔 승리”라고 분석했다. 그의 말이다.
“2016년 박근혜 탄핵 사태로 보수세력은 사실상 궤멸했습니다. 그 바람에 보수세력은 ‘문재인 인맥’에서 떨어져 나온 윤석열이라는 일종의 ‘외부 인사’를 통해 정권을 잡은 것이죠. 그렇기에 이번 대선을 보수세력의 ‘온전한 승리’로 보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자체 생산한 후보가 아닌 외부 인사, 그것도 문재인 인맥을 데려와 1% 미만으로 힘겹게 거둔 승리니까요. 윤석열이란 상품이었기 망정이지, 다른 후보였다면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과연 승리할 수 있었을까요?”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