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실

'접기로 한다'

고향 길 2018. 12. 11. 17:48

Big

♣ '접기로 한다'
 '박영희'

    요즘 아내가 하는 걸 보면 섭섭하기도 하고 조금 서운하기도 하지만 접기로 한다. 지폐도 반으로 접어야 호주머니에 넣기 편하고 다 쓴 편지도 접어야 봉투 속에 들어가 전해지듯 사소한 감정 따윈 접어 두기로 한다. 하찮은 종이 한 장일지라도 접어야 냇물에 띄울 수 있고 두 번을 접고 또 두 번을 더 접어야 종이비행기는 날지 않던가. 나는 새도 날개를 접어야 둥지에 들지 않던가. 그렇게 반만 접기로 한다. 반에 반만 접어보기로 한다. 뭔가에 대해서 기대가 크면 쉽게 실망하고,마음이 상할수도 있습니다.

    그래서,시인은 말합니다.'일단 접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편지지도 접고, 종이배도 접고, 또 종이비행기를 접듯이 마음도 적당히 접어야 잘 간직하거나, 전할 수 있고, 또 종이배나 종이비행기처럼 흘러가고 날아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렇게나 접어선 안 되겠지요? 소중한 편지를 봉투에 맞추어 잘 접듯이, 또 종이배를 접듯이,,, 그렇게 공 드려서 오늘의 마음도 잘 접어 보았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