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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를 보고...

고향 길 2021. 5. 11. 06:41

영화 “미나리”를 보고.../ 이 재 호

 

난 영화나 TV 드라마 보길 좋아한다. 그래서 제목이나 주인공 이름 만으로도 대충 그 영화의 수준을 알정도는 된다. 미나리가 개봉한지 몇일 지난나 롯데몰 5층에서 영화를 보았다. 미나리를 선택한 이유는 윤여정 때문이 아니라 스티브 연 이 주인공으로 나오기 때문이였다.

스티브 연을 처음 접하게 된 영화는 이창동 감독의 “버닝” 이였다. 영화의 주인공은 유아인이 였는데 조연? 으로 나오는 스티브 연의 연기가 유아인을 압도하며 그 아우라가 정말 대단했다. 아주 깊은 인상으로 내 기억속에 각인 되어있던 스티브 연이 주인공으로 나온다고 해서 보게된 영화다.

 

윤여정이 아카데미 조연상을 수상 했다고 매스콤이 연일 난리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와이프가 내게 툭 던진 질문이 “당신 이 영화 재미있게 봤어?” 였다. 난 침묵으로 답했다. 딱히 뭐라 말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민간 한국인 가정의 개척 스토리가 줄거리다. 6.25 전쟁, 그리고 1.4 후퇴로 피난길 대전, 대구, 부산으로 지옥같은 생활을 체험했던 나에게는, 역경과 고난의 개척사가 아니라, 그저 그런 이민 개척사에 불과했다. 시냇물 흐르듯 잔잔하게 영화가 흘러가 다소 지루하고 어떤 극적인 반전이나 임팩트가 없어 덤덤한 영화이다. 영리한 윤여정의 연기는 눈에 익숙해 새삼 감동을 받지 못했고 오히려 딸로 나온 한예리의 연기에 놀랬다. 남편과 언쟁 할때 그녀의 눈에서는 불길이 훨훨 타올랐다. 앞으로 큰 배우가 되겠구나. 윤여정, 스티브 연 같은 쟁쟁한 스타들에게 기죽지 않고 연기가 살아있었다. 스티브 연은 역시 뛰어난 배우임에 틀림이 없었다. 얼마나 노력을 했으면 구사하는 한국말이 미국에서 태어나 성장한 사람의 한국말 티가 전혀 나질 않았다. 한국인 내 눈에 스티브 연의 연기가 뛰어난 연기로 눈길을 잡듯 서구인들 에겐 윤여정의 할머니 연기가 그토록 놀라운 것이였나? 오스카 상을 받기 위한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수없이 행한 인터뷰에서 윤여정의 재치와 영리함이 빛을 발한 덕분이였나, 평생을 함께 살아왔기 때문에 마누라의 매력에 무심해 지듯, 윤여정의 연기에 익숙해 그 빛나는 연기력에 무덤덤 해진 내 눈 때문인가? 아카데미 작품상에도 노미네이트 되었다니 도대체 아카데미 상이 뭐지? 곰곰이 생각하게 만든 영화였다.

 

2021-05-10-월요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