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인 오후 9시 기준으로(13일 밤에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440명이라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하루 확진자가 1500명이 넘을 게 분명해 보입니다.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하루 2000, 3000명이 될 것 같습니다.
‘람다’라는 변이 바이러스가 남미 전역에 퍼졌고 미국과 캐나다를 거쳐 북반구로 전파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종식이라는 것은 가능하지 않고 결국 함께 살아가는(with Corona)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우울한 이야기가 자주 들립니다.
지금 의지할 것은 백신밖에 없는데 70%의 국민은 1차 접종도 받지 못했습니다. 2차 접종까지 받은 국민은 10% 정도입니다. 정부의 실패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도, 듣는 것도 지겹습니다. 이제라도 백신 확보에 모든 능력을 다 쏟아붓기를 바랄 뿐입니다.
정부에 꼭 물어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도대체 누가 백신 구매의 총책임자인가요? 화이자ㆍ모더나와는 누가 연락을 하는 건가요? 백신 확보를 위해서 누가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민간의 전문가들이 이 일을 돕고 있나요? 그냥 공무원들끼리 하는 건가요?
지난해 12월 29일에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모더나 최고경영자(CEO)와 화상으로 직접 대화해 모더나 백신 2000만 명분을 구했다고 브리핑했습니다. 지금도 대통령이 협상 업무를 직접 챙기는 건가요? 아니면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책임자인 김부겸 국무총리가 총괄하고 있습니까?
미국과 이스라엘을 보면 백신 구매 최종 결정권은 보건부 장관에게 있던데 우리도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수주를 책임지고 있나요? 만약 그렇다면 왜 백신 수급 상황은 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설명하나요?
의문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그중 화이자ㆍ모더나와의 협상을 누가 하고 있으며, 계약된 물량 조기 확보를 위해 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제일 궁금합니다. 정부가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니 ‘복지부 담당 공무원이 화이자ㆍ모더나와 e-메일 주고받는 게 하는 일의 거의 전부 아닐까’라는 불온한 생각마저 듭니다.
올해 초에 영국에서 보도된 기사를 보면 그 나라 정부는 백신 구매 업무의 총괄 책임을 케이트 빙엄이라는 민간인에게 맡겼습니다. 빙엄은 ‘SV 헬스 인베스터스’라는 벤처캐피털(VC)의 대표입니다. 의약 분야 투자 컨설턴트로 오래 일해 온 인물입니다. 제약 분야에 넓고 촘촘한 네트워크를 가진 업계 마당발을 정부가 영입한 겁니다.
그가 영국 백신 태스크포스(TF) 의장직을 맡았습니다. 그는 영국 관료들이 세워놓은 모더나 백신 우선 구매 계획을 수정해 화이자 물량을 먼저 확보하도록 했습니다. 화이자가 먼저 백신 생산에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화이자가 4개월 빨랐습니다. 빙엄의 선견지명 덕에 영국에선 지난해 12월 초부터 백신 접종이 가능했습니다. 관료들이 해외 제약회사에 대해 아는 게 없으니 빙엄이 완벽히 주도권을 쥐었고, 그게 백신 조기 확보로 이어졌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백신 확보에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합니다. 의료 분야에 백신 제조사와의 협상에 도움이 되는 빙엄 같은 인물이 없다면 필수 물자 확보에 경험이 많은 기업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길 바랍니다. 백신은 내년에도 후년에도 계속 맞아야 할 것 같습니다. 장기적 수급 전략이 필요합니다.
차라리 대기업 한둘을 지정해 백신 확보를 부탁했다면 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한국 기업 특유의 돌파력을 발휘해 어떻게든 해결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과도한 기대일 수도 있으나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은 다 시도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50대 백신 접종 예약 중단도 근본적으로 백신 부족 때문입니다. 예약 중단 사태의 경위를 설명한 기사를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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