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시오?
어느새 입추, 처서가 지나 아침 저녁으로 제법 날씨가 싸늘해서 오늘 아침에는
창문을 닫았습니다
어느새 가을이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태풍이 지나고 날이 개면 하늘은 푸르고 고추 잠자리는 맴을 돌것입니다
그리고 쓰르라미는 갈길이 바쁘고 서러워 목이 메일 것이고
섬돌밑 귀뚜라미도 잠못이루워 뒤척이는 이 눈시울을 적실것입니다
그래서 가을은 제 맘대로 와서 깊어 갈것입니다
仁兄 !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시오
정 광남 배
스승의 날에 걸려온 전화 은산 정광남
지난 스승의 날 오후 내가 몸담았던 직장의 후배로부터 전화 한통을 받는다. “잘 지내시죠?” “덕택에 잘 지내고 있다만 무순일로?” “오늘이 스승의 날 아닙니까?” “그렇지 오늘이 스승의 날이지 그런데 스승에 날은 왜?” “저의 스승이시고 멘토(mentor)이시어 안부 전화 드렸습니다.” “이사람 자다가 왼 봉창 두드리는 소리는?” 이야기 인즉 매년 스승의 날에는 옛 스승을 찾아 방문하든가 문안 인사를 드렸단다. 그러나 이제는 아무도 계시지 않아 주변을 살피니 선배님이 계시기에 반가운 마음에 문안 인사를 드린다는 것이다. 퀑 대신 닭이라는 생각도 들었으나 후배로부터 스승이라는 칭호와 멘 토라는 이야기는 과히 싫은 이야기가 아니라서 덕담을 나눈 후 전화를 끝내고 많은 생각에 잠긴 적이 있다. 과연 나는 그 후배로부터 스승이요 멘 토라는 이야기를 들을 만큼의 인격을 갖춘 직장 상사였으며 표본이 될 만큼의 삶을 살고 있는가. 오히려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그와의 인연은 내가 과장으로 있을 당시 교직을 떠나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내가 퇴임하고 나올 당시 부장으로 재직한 이후 전무이사로 회사를 떠난 인품이 훌륭한 사람이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신입사원 시절 문서 하나라도 제대로 작성하도록 까다롭게 하고,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융통성이 없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여 처리 한 것밖에 기억이 없으나 후배들로부터 그 시절 그렇게 깐깐하게 열 올려 가르쳐 주신 것이 사회생활에 많은 지표가 되었다는 소리를 들을 때는 헛되지 않았구나하고 일면 보람을 느낄 때도 있다.
나는 평소 교육은 3단계 교육이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첫째가 인성의 토대가 되는 가정교육이요 두 번째가 지적함양의 학교 교육이요 세 번째가 사회교육이다 이중 어느 교육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사회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이루지 못한 교육을 삶의 현장에서 몸소 체험해가면서 배우는 교육이야말로 참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첫 직장이 중요하고 첫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인생을 가름한다고도 한다. 그만큼 사회교육이 중요하고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요즈음 실태는 어떠한가. 가정교육이나 학교교육 사회교육 모두가 제 궤도를 이탈하여 뒤엉키어 어디서부터 실타래를 풀어야 할지를 모를 지경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는 내가 모르는 여러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으며 내가 모르는 사이에 그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살아가고 있음에도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인지한다고 해도 그것을 인정하는데 는 인색하다는 것이다. 자기가 잘나서 잘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나 그것은 착각일 뿐 자기가 잘나고 위대해서 잘사는 것만은 아니다 절대 혼자서는 살수가 없으며 남과 더불어 사는데 는 최소한의 사회규범과 예의와 자기의 책임과 배려가 필요한 것임에도 그것을 잊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한 예로 요즈음 차를 몰고 길을 나서면 이름도 모르는 외제 고급 승용차가 참 많다. 우리의 현실로 볼 때 외제 고급승용차를 몰려면 경제적 여건이나 사회적 지위 등 모든 것이 보통이상 갖추어 진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가질 만큼 가젖고 배울 만큼 배워 알만큼 아는 사람들이, 사람이 사는 기본도의를 외면한 채 특권이라도 가진 양 내가 갈 테니 비키라는 식의 끼어들기, 창문을 열고 담배꽁초 버리기, 두 자리 공간 주차, 지그재그의 과속, 고음의 경적 등등 비신사적인 운전으로 깜짝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아 운전자의 인격에 고급승용차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실소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모든 분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며, 내가 외제 고급차가 없어서 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고급 외제차에 걸 맞는 운전 매너(manner)를 보여 준다면 얼마나 좋을 가 하 는 생각을 해본다, 적어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나 불편이 있어서는 안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 사회는 다른 사람들이 아닌 우리가 살아야하고 우리 후손들이 살아가야 할 사회인 것이다.
어느새 많은 삶을 살고 이만치 와있다.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여기까지 살아오는데 는, 나 또한 나도 모르는 여러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왔으며 나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많은 잘못을 저질러 왔고 또 많은 분들에게 빚을 지고 살아 왔다고 생각한다. 무심코 던진 말에 상처 받은 사람들이 있는지도 모른다. 주위를 살펴보아야 할일이다. 지나놓고 보면 인간 생활에 스승이 있고 멘 토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다 나에게 조언을 해주고 잘못을 꾸짖어준 분들이 한분 두 분 멀어진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이제라도 더 많은 시간이 가기 전에 내 위치에 서서 조금 이라도 궤도를 이탈해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푸는데 일조를 하고자 한다. 그러다 보면 스승의 날에 전화를 걸어준 후배동료의 훈훈하고 넉넉한 마음처럼 이 각박 해저 가는 사회의 인간관계에도 훈훈하고 넉넉한 바람이 불지 않을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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