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더더기 없는 진솔한 글을 접할 때 우리는 작가와 깊은 교감을 나눌수 있다.
오늘 첨부파일로 받은 짧은 이 글에서 감정의 울림이 있어 함께 나누고저 메일로 발송한다.
아름다운 모습 은산 정 광 남 신록의 계절 5월이다 청록(靑綠)의 계절 5월! 하늘은 높고 푸르다 청록은 때가 묻지 않은 신선함과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어 우리에게 새로운 이상(理想)의 꽃을 피워 꿈과 희망을 갖게 하며 새 출발의 아름다움을 안겨 준다. 그래서 5월은 일 년 중 가장 아름다운 달로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어 지고 있으며 그 아름다움을 더 하기위해 5월을 “가정의 달”로 정하여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을 비롯하여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을 만들어 인간 삶의 근본이 되는 가정을 보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산과 들의 푸름의 유혹에 못 이겨 집사람과 며칠 전 지방 여행길에 나서 전북 고창 선운사 초입 쾌 이름이 있다는 어느 식당에 들러 점심을 먹게 되었다 휴일인데다 며칠 후면 어버이날이 되어서인지 가족모임등 손님이 많아 한참을 기대리다가 차례가 되어 노부모를 모시고 온 아들 내외 일행과 함께 옆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하는 중에 나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종업원이 사람이 많아서 인지 순서를 잘못알고 옆 손님보다 우리에게 먼저 음식을 갖다 놓는다. 젊은이가 “왜 우리가 먼저 왔는데?” 하고 불평을 하려고 하니 그 아버지 되시는 노인이 “아니다 금세 가져 올 텐데.....” 하고 만류하는 것을 보고 순간 부끄러움을 느낀다. 나는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드리고 만 것이다 그 노인의 행색으로 보아 시골에서 농사를 짓던 촌로임에도 얼마나 여유가 있는 마음 쓰임새 인가? 물론 바로 음식을 가져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였으나 그 순간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에 여유가 왜 내게는 없었는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도시 생활의 각박함에 감정이 메말라 있었던 것은 아닌가? 타성(惰性)에 젖어 나는 그것을 느끼지 못 한 체 현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것에 부끄러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뿐이 아니다 마주 앉은 며느리가 한 오십은 되었을 쯤 한데 쌈을 싸서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님에게 먹여 드리는 모습이 어떻게나 정성스러운지 부모님을 모시고 제대로 외식 한번 못한 나는 부모님 생각에 먼 산을 응시한다. “아버지 이거 먹어봐” “안 먹어” “맛있어 먹어봐” 하며 밑반찬을 한 젓가락을 집어 아버지 입에 넣어 드리는 아들에 모습이 어찌나 정(情)겨운지 나는 이내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포대기에 싸서 옹알이 받아가며 키운 자식이 어느새 세월이 흘러 이제는 부모가 어린애가 되어 자식에 보호를 받는 저 모습, 바로 저 모습이 가족이요 부모 자식 간에 정情이고 자식이 부모에 대한 효심이 아닌가? 부모자식 간에 송사가 비일비재하고, 늙은 부모 모시기를 기피하는 것을 넘어 부모를 죽이고 남편을 살해하는 패륜의 기사를 자주 보게 되는 요즈음 보기 드문 아름다운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자그마한 일에도 양보할 수 있는 여유와 한 발짝 물러서서 생각하고, 우리 주변에 그늘진 곳을 들여다보고 보듬을 수 있는 마음가짐을 일깨워준 노부부에 건강을 기원하고, 부모를 모시고 온 아들 내외의 효심에 찬사를 보내면서 아름다운 모습을 가슴에 담고 다음 여행지로 발길을 옮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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