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실

빛으로 오시는 당신

고향 길 2018. 8. 26. 07:34



노을


빛으로 오시는 당신


시/이정님


너무 어두워요

내 온몸을 감지하며 쫓던 빛은 어디로 숨었나요?

오랫동안 커튼을 치고 살았더니

어둠만이 똬리를 틀고 꼼작도 하지 않네요


누구 함께 커튼을 젖혀 주실래요

가려진 커튼이 너무 버거워요

창문도 화알짝 열어 주시고요

오랫동안 녹이 슬어 삐걱대기만 합니다


날마다 빛으로 오시는 그분의 길 열어

청정한 은혜로움 온몸에 담고 싶어요

생글거리며 다가서는 저 꽃들의 수런거림도

천상의 소리로 재잘대는 저 새들의 도란거림도

아! 다 한순간의 황홀이에요


세상을 비켜 서

따스한 당신의 체온을 느끼며

고운 석양으로 함몰하는

저 아름다운 빛이 되고 싶어요 

너무 투명해서 빛일 수 밖에 없는 

그분의 평화 안에서 영원히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