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추억 넘어로, 작은 실개천이 떠오른다.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뚱뗑이 순덕이,사나운 개가 무서워 집근처에도 가길 싫어했던 파란 대문집 동구,뒷집의 짱구,앙숙으로 지내는 승철이,..온몸에 물을 뒤집어 쓴채 물가에서 놀다보면 어느듯 해는 뉘엿 뉘엿 서산에 걸리곤 했었다. 불숙 불숙 떠오르는 그 동심의 세계를 찾어 강원도 인제로 가는길이다. 투망의 일인자로 통하는 동창 Lee J.I 초청으로 추억만들기 천엽놀이 민물고기 사냥에 나섰다. 들뜬 마음에 아침식사도 거른채 약속 장소인 화양강 랜드를 향해 달리다 해장국으로 유명한 양평 신내 서울 해장국에서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다.벌써10 여년전인가? 보름회에서 바로 이집에서 아침 해장을 했던 기억이 난다.그간 돈을 벌어 버젓한 빌딩을 짖고 이곳으로 옮겨왔을뿐 그 맛과 양[ 量 ]은 예전과 변함이 없다. 이 근처에 가실 경우에는 꼭 한번 이용해 보시길 권한다.
한 그릇에 8,000원. 그림에서 보듯 뚝배기 가득 담겨 나오는데 하도 양이 많어 도저히 혼자서는 먹을수가 없다.몇시간을 푹 고았는지 국물이 뽀얀게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핸드 폰이라는 편리한 문명의 이기 덕분에 힘 안드리고 약속장소에 당도하니 두명은 식사중이고 두명은 마중을 나왔다. 승용차로는 내를 건너기가 힘드니 타고온 차들을 이곳에 파킹시켜두고 4륜구동 집차로 우리를 운반해 주기로 했단다. 도대체 이건 또 무슨 말인가? 누가 도강을 시켜준다고? 비밀은 서서히 드러나게 마련이다. 우리 일행이 안내되여 짐을 푼 집이다. 보다싶이 아주 세련된 서구식 별장이다.
한국식 정원으로 가꾸어진 마당에는 작으마한 연못이 자리를 잡고 있다. 한국의 전통과 그 맛을 아끼고 즐길줄 아는 주인장의 인품을 나타내듯 질항아리들이 일열로 도열해 있다. 멋없이 짚차를 타느니 옛날을 회상하며 그때처럼 걸어서 내를 건너 오겠다고 고집부린 일행들이 당도하고 있다. 마참내 결전의 순간이 도래했다. 두명의 보조원들이 큼직한 바스켓을 들고 내를 조심스레 건너고 있다. 인적이 드믄곳이다 보니 그런지 물밑 조약돌과 크고작은 바위에 이끼가 끼여있어 미끄럽기가 보통이 아니다. 투망 도사는 여기 저기 탐색전이 한창이다. 뒤늦게 사막의 전사 복장으로 Shin Y.S 회원이 도강을 시작했다.
운동화를 신고 물속에 들어가 사진찍는게 이토록 어려울줄은 몰랐다. 조금만 부주의 하면 이끼에 비끄러저 물속에 빠지기 십상이다.빠진 몸이야 말리면 되지만, 카메라가 걱정! 지갑이며 핸드 폰은 방에 보관해 놓고 나올걸...신발이라도 준비해 올걸...후회한들 이미 때는 늦었다. 형편이 이러다 보니 카메라를 조정해볼 엄두가 나질 않는다. 투망 도사는 한사코 모델되길 사양하고...원하는 각도에서 멋진 장면을 잡으려던 나의 꿈은 일장춘몽 !흐린 촛점으로 몇장을 간신히 잡았다. 옆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야 투망하는 사람이 덜 고달프다고 하면서 열심히들 돕고 있다.
투망으로 잡아올린 고기들을 선별하고 있다. 장마 직후에 와야 많이 잡을수 있는데...누군가 옆에서 한마디 던진다.다들 옛 추억속으로 빠저든듯 표정들이 밝고 행복해 보인다. 볼수록 감탄사가 흘러나오는 한폭의 그림이다. 어덯게 이런 명당자리를 발견했을까 !
천하 명당자리에 별장을 지었다. 배산임수[ 背山臨水 ]라 했던가, 적당히 높은 지대에 집터를 잡아 뜰에서 내려다 보면 유유히 냇물이 흐르고, 뒤에는 산이 평풍처럼 감싸고 있다 오늘의 주인공, 투망도사가 마침내 망을 접어 팔에 걸치고 귀로에 오른다. 그 뒤를 보좌관들?이 따르고...
자 ~ 이제부터 2 단계 돌입 ! 갓잡아 올린 민물고기들의 내장을 털어내는데...도사는 두손만으로 수월하게 척척 해치우고...촛자는 칼로 배를 가른다.
먼저 올리브 유에 바삭 바삭하게 튀겨내는 피래미 요리서부터 시작했다. 그림에 보듯이 튀김가루를 물게타 살짝 담겄다 건저내 튀기니 순순한 민물고기 맛을 제대로 볼수가 있다. 튀겨내기가 무섭게 집어들 가다보니 접시는 항상 재고가 아슬 아슬하다. 오늘의 주인공 李 회장은 요리도 책임지겠다고 튀기기에 정신이 없다. 그림에서 보듯이 양주 한병은 이미 자취를 감췄고, 남어지 두병도 아슬 아슬 하다. 식탁에 올라온 음식은 주인장께서 직접 재배한 무기농 자료로 만든 웰빙 음식들이다. 모처럼 자리를 함께했으니...주고 받어야 할 이야기들이 좀 많겠는가 !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과 천하절경 무릉도원에서 술좋고,안주좋고...어이 술술 넘어가질 않을소냐 ! 주량을 도통 가늠할수 없는 신비의 사나이. 바로 주인공 Lee J.I.이다. 한번 한 약속은 반듯이 실천에 옮기는 올곧은 심성이 오늘의 이자리로 이어진 겄이다. 6월인가 ? 하여간 몇개월전 술자리에서 투망이야기가 나왔고, 그자리에서 李 공의 투망솜씨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자연 솜씨를 한번 보이겠다고 약속하게 되였고, 그 약속이 오늘로 이어지게 된겄이다. 왼쪽 제일 앞에 앉어게신분이 바로 이 별장의 주인이고, 우리를 초대한 Lee J.I 회장의 매제가 되는분으로 수고를 가장 많이 하신 교수님이시다. 현재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게신데 은퇴후 이곳에서 여생을 보내려고 몇년전에 집터는 마련해 놓았고, 집을 손수 지은지는 2년이 되었다고 한다.
제자들이 방문할때를 대비해 설치 해두었는지, 거실 뒷방에 완벽한 노래방이 마련되여 있었다. 얼큰히 취기도 올랐겠다, 어이 그냥 있을소냐, 돌아가며 한곡식 솜씨를 발휘한다.
까마득이 잊혀진 그 아름다웠던 추억의 시절로 돌아가 물장구 치고, 고기를 잡다보니 심신이 맑고 가벼워졌다. 조용한 산속, 맑고 청정한 공기, 그 속에서 스며나오는 그윽한 풀내음, 가슴이 뻥 뚤리게 시원하게 펄쳐진 한폭의 그림, 참으로 모처럼 개운해진 몸과 마음으로 귀로에 올랐다. 李 兄 ! 고맙소. 이런 기회 마련한다는게 그리 수월한게 아니질 않소. 동생 내외분 에게도 꼭 인사 전해주시오. 하루 밤 함께 자고 내일 떠나라는 간곡한 친절을 뿌리치고 3 명 [ Kim J.D, Shin Y.S, Rhee J.H ] 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자리를 떳다. [배경음악: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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